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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입수한 이른바 ‘장충기문자’에는 총 7명의 기획재정부와 기획예산처 전직 장관들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과 주고받은 문자가 들어 있다. 인사청탁 문자를 보낸 사람도 있고, 최신형 휴대폰을 받은 뒤 감사문자를 주고받기도 했으며, 사업가로 변신해 장 사장에게 사업청탁으로 추정되는 문자를 보낸 사람도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장관 재직 시절 삼성에 유리한 정책결정을 하거나, 퇴임 후 삼성의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겨 삼성맨으로 변신한 사실이 확인됐다.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결정된 직후 장충기에게 ‘엘리엇의 탐욕스런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내어 참 다행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던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 2006년 금융통화위원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던 그는 2011년 6월 삼성생명 사외이사를 맡으며 삼성맨으로 변신했다. 삼성물산 합병 당시엔 삼성생명의 이사회 의장이었고, 2016년 2월엔 삼성중공업 사외이사로도 선임됐다. 취재가 시작되자 박 전 장관은 장충기문자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는 사실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삼성 장충기 사장은 고향 후배이면서 고등학교와 대학교 후배로 잘 아는 사이다. 삼성생명 이사회 의장을 6년 했기 때문에 업무상으로 연락할 일도 많았다.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

박봉흠 전 장관은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삼성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물산 합병 축하 문자를 보낸 것도 전직 관료로서가 아닌 삼성맨 입장에서 보낸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삼성물산 합병 당시 삼성생명 이사회 의장이었다. 합병이 성공한 뒤 ‘엘리엇의 탐욕에서 잘 벗어났다. 축하한다’고 장충기 사장에게 문자를 보낸 사실이 있다. 그 문자는 삼성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보낸 문자다. 그런데 마치 정부 관료가 삼성에 축하문자를 보낸 것처럼 소개돼 불만스럽다. 삼성생명 이사회 의장 박봉흠이 보낸 문자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

참여정부에서 부총리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권오규 씨도 지난해 2월 삼성카드 사외이사가 됐다.

이명박 정부 핵심 실세 박재완, 퇴임 후 삼성 사외이사

장충기문자 속 인물 중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뒤 삼성맨으로 변신한 사람은 또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정무수석과 , 고용노동부 장관을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에 올랐던 박재완 전 장관이다. 장충기를 평소 ‘형님’이라 불렀던 그는 장충기와 여러번 골프와 식사모임을 가졌고, 스스럼없이 인사청탁 문자를 보냈다.

형님, 추천서 부탁드린 분은 ENGG본부장 정찬설 전무이지만,
사장님께 받아도 되니 편하신 대로 하셔서 알려주시면, 문안을
준비하겠습니다. 박재완 올림
2015년 10월 12일

형님, 오크밸리 잘 다녀왔습니다. 티켓이 남아서 한번 더 부탁 
드릴께요. 시간이 촉박하지만, 9월 5일 토요일 박관수, 이재균 
등 부부 4쌍 8명 1박, 5일 12시쯤과 6일 일요일 아침 각각 운동 
두팀 예약할 수 있을까요? 매번 죄송합니다. 박재완 올림.
날짜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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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전 장관은 노동부장관 재직 시절인 201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삼성 편을 드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삼성전자에서 발생한 백혈병 발병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지자 이런 답변을 내놨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백혈병 발병과 노동환경 사이에는 통계적 관련성이 없습니다. 전문가들 의견이 그렇습니다.

박재완 노동부장관 / 201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모임 ‘반올림’ 측 이종란 노무사는 당시 박 전 장관의 발언이 매우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백혈병 발병과 노동환경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었다. 인과관계가 없다는 건 당시 삼성 측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공정한 시각을 가져야 하는 노동부장관이 삼성 측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한 것이다.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이종란 반올림 노무사

이런저런 논란이 제기됐지만, 이후 박재완은 부총리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영전했다. 그리고 공직에서 물러난 지 3년만인 2016년 3월, 삼성전자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백혈병 피해자인 황유미 이수경 씨가 1심 법원에서 산재판정을 받은 뒤, 유족들은 이 결정을 수용해 달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애원했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유족들을 상대로 항소하고 탄압했다.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던 이유가 장충기문자를 통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공직에 있을 때부터 삼성바라기였던 사람이 퇴임 후엔 삼성맨으로 변신하는 이런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종란 반올림 노무사

취재진은 삼성 백혈병 문제, 장충기문자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박 전 장관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장충기 사장과는 잘 아는 사이다. 그러나 공직에 있을 때 나는 공과 사를 구분해 일을 했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도 산업안전공단 등의 연구 용역 보고서를 바탕으로 얘기했던 것이다. 당시만해도 백혈병과 노동환경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았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삼성도우미 윤증현 전 장관이 받은 음악회 티켓, 갤럭시 휴대폰

2009년 2월 4일 경제개혁연대가 보도자료를 냈다.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윤증현 전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의견서였다. IMF 환란의 책임자, 외화유동성 관리 실패라는 의견과 함께, 윤증현이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움직임과 맥을 같이 하며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가로막는 정책을 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한마디로 ‘친삼성 인사’라는 것이다.

실제로 윤증현은 기획재정부 장관 재임 시절 ‘삼성 도우미’ 역할을 했다. 2010년 , 당시 삼성의 최대 현안이었던 삼성생명 상장에 물꼬를 터 주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보험계약자들에게는 상장이익이 전혀 돌아가지 않고, 오로지 이건희 회장 일가를 포함한 삼성생명 주주들에게만 상장이익을 넘겨주는 방식이었다. 이 결정으로 이건희 일가는 대략 4조 6000억 원이 넘는 상장이익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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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삼성문제로 갈등을 빚다 금융감독위원회를 떠났던 이동걸 현 산업은행 회장은 2011년 3월 한 언론인터뷰에서 당시 윤증현의 결정을 이렇게 비판한 바 있다.

윤증현 장관은 삼성생명 상장과정에서 보험계약자 몫을 싹 무시했습니다. 그 결과 이건희회장을 포함한 주주들만 횡재를 했습니다.

이동걸 현 산업은행 회장 / 2011년 3월 23일 프레시안 인터뷰

윤증현은 박근헤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시작된 직후인 2016년 11월에는 삼성 합병을 찬성한 국민연금의 결정이 자국기업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주장을 펴 삼성을 돕기도 했다.

윤증현은 장충기문자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람 중 하나다. 장충기와 수시로 밥을 먹고 골프를 치고, 삼성의 최신형 휴대폰과 음악회 티켓을 받았다.

장관님
장충기입니다
12시 금강산서
뵙겠습니다
장충기 올림
2015년 6월 17일

허이그참 장사장덕분에 고급 오페라로 격조있는 문화생활을,, 일류골프장에서 운동까지를;; 인생살맛나게 해 주심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말 고맙소 윤증현 배상
2016년 3월 29일

아휴 고맙소 안그래도 노트7이 왜 그리 인기인가 궁금했는데 잘 사용해보도록 하겠읍니다 여러가지로 정말 감사합니다 윤증현 배
2016년 8월 25일

장사장께 여러가지로 머리아픈일이 많으실 터인데 음악회표 
하며 자상히 챙겨주어서 항상감사합니다 무더운 여름날에 
건강유의하시길 빕니다 윤증현 배
2016년 6월 30일

취재진은 윤증현 전 장관에게 연락해 삼성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그는 답변하지 않았다.

취재 : 한상진 송원근 조현미 박경현 강민수 홍여진
데이터 : 최윤원
영상촬영 : 정형민 최형석 김남범 신영철 오준식
편집 : 윤석민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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